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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상의 죄
머리채 휘 감아 올리듯
화풀이 하고 있는 봄 옆에
설자리 없는 나는
마른바람소리 우우 거리듯
그대 그늘 속에 숨어
천상의 지은 죄 탓을 하련다.
뭉글뭉글 피어나는 梨花송이
뚝뚝 떨어져 하얀 별로 가슴에 박히고
살아서는 잊지 못할 수를 놓아
나
그렇게
그대 위한 그리움에 사로잡혀
지나는 바람에도 서럽다.
피멍처럼 피어난 철쭉들 사이
연한 혓바닥을 내밀고
취기도 없는데 쓰러질 것 같은
주체할 수 없는
그리움의 허기를 채우고 싶다.
눈썹달 외로운 밤을 기다려
겨드랑에 날개 다는 꿈을 꾸었지
백번, 아니
천만번씩 그대 꿈결로 다가가면
담아둔 말들 한마디도 못하고
혼자서 투덜투덜 돌아오는 길
외롭게 피어난 꽃들 사이
그대 얼굴도 따라왔었지
내가 너를 보고 싶어 하면
천리 밖의 너도 나와 같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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