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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이 아프다
하얀나라  2009-03-19 15:30:29


봄이 아프다  

마른 꽃 떨어지는 메타쉐퀘이아 길
키만큼 올려보면 파란 하늘이 열리고
그사이 비집고 들어선 따사로운 햇살 한 줌
답답한 가슴 체증이 흘러가고
미련처럼 담아 두었던 사랑도 미움도
가득 채워진 욕심들도 녹아 버립니다.

풀빛 같은 미소 하나로 세상을 가질 수 있었던
순수했던 시절이 봄의 노래로 다가옵니다.
유일하게  내 발에서 빛났던 빨간 코고무신
흙탕물 자국 선명했던 검정 고무신
이름 모를 들꽃 위를 맴돌던 벌을 잡으려고
고무신을 뒤로 뒤집어 빙빙 돌리던 시절이...

초등학교 입학 때 선물 받은 하얀 운동화 한 켤레
어찌나 좋던지 머리맡에 모셔놓고
자다말다 만져보다 하얗게 밤을 새우던
십리 하굣길엔 책보를 허리춤에 차고
사이좋게 한 짝씩 나눠 들고 맨발로 걸어왔던 그시절이...

미얀마 '론지'라는 전통 의상 맨 발에서
일상생활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들이 반추 되고
맑은 녹차에 어린 마음들이 물빛 향기가 되면서
열두 살의 소녀가 되살아나 피식 웃어 봅니다.

어디선가 불어오는 산들바람은
봄의 정취를 만들어 주고
파릇파릇 연둣빛 새 생명은
아름다운 배경이 되어
가끔 느껴지는 이 정적인 평화로움에서
잃어버린 시간을 되돌아봅니다.

앞만 보고 달리는 끝없는 미로 속에서
작은 간이역이 주는 그런 안온한 느낌들을
조용히 음미할 수 있는
시침과 분침의 시간 속 공간.

스스로 얽맨 탐욕을 벗어 던진
밝고 편안한 얼굴로
젊은 날의 미소 같은 마음 하나를 담아보며
내가 만들어 가는 봄의 노래는
지금
아프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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